중국의 비극적인 미의 역사, '전족'의 진실 – 왜 여성의 발을 꺾었을까?

2025. 6. 27. 00:57카테고리 없음

중국에는 수백 년 동안 이어진 잔혹한 풍습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여성의 발을 인위적으로 작게 만드는 ‘전족(纏足, Foot Binding)’입니다.
한때는 여성의 미와 정숙함을 상징했던 이 풍습이,
어떻게 여성의 삶을 파괴하고 사라지게 되었는지 살펴봅니다.

전족의 기원 – 황제와 연꽃 위의 무희

10세기 초, 남당의 이욱(李煜) 황제는 궁녀 '요녀(窈娘)'에게
연꽃 위에서 춤을 추게 했습니다.

그녀의 발은 하얀 비단으로 단단히 감싸여 있었고,
황제는 그녀의 우아한 발놀림에 매료되었습니다.
이 장면이 훗날 전족을 ‘연꽃발(Lotus Feet)’이라 부르게 된 기원이 됩니다.

 

왜 여성들은 발을 묶었을까?

상류층의 신분 과시, 그리고 미의 기준

전족은 처음에는 귀족 여성 사이에서만 유행했습니다.
걷는 것도 고통스러운 이 방식은,
‘이 여자는 노동하지 않아도 되는 부잣집 여인이다’라는
사회적 지위의 증표였습니다.

  • 전족 여성은 정숙하고, 고귀하며, 남편에게 헌신하는 여성으로 여겨졌습니다.
  • 반면 전족을 하지 않은 여성은 거칠고 미개하며 일해야 하는 여자라는 낙인이 찍혔습니다.

 

전족의 과정 – ‘미’라는 이름 아래의 고통

상상도 못할 잔인함

전족은 4세~9세 사이에 시작됐습니다.
아이의 뼈가 아직 자라기 전, 발을 아래와 같은 방식으로 ‘변형’시켰습니다.

전족의 절차

  1. 발을 뜨거운 물, 약초, 동물 피에 담가 부드럽게 만듦
  2. 발가락을 발바닥 쪽으로 꺾어 부러뜨림
  3. 발등의 아치를 부러뜨리고, 발뒤꿈치와 발가락을 가까이 당김
  4. 천으로 8자 모양으로 꽁꽁 감아 고정
  5. 매일 또는 격일마다 다시 풀고 더 강하게 묶기를 반복

이런 과정을 수년간 지속한 끝에,
이상적인 전족 발은 3인치(약 7.5cm)에 불과했습니다.
이를 ‘황금연꽃(Golden Lotus)’이라 불렀습니다.

 

여성의 삶과 전족 – 걷기조차 고통이었다

전족을 한 여성은 평생 제대로 걷지 못했습니다.
계단을 오르거나 장을 보는 것도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했으며,
심지어 화장실조차 혼자 갈 수 없었던 경우도 많았습니다.

한 생존자는 이렇게 회고했습니다.

“처음엔 정말 아팠어요.
울어도 소용없었죠.
여덟 해쯤 지나니 고통에 익숙해졌고,
걷는 방법도 배웠습니다.”

전족의 확산과 종말

미의 기준이 바뀌기까지 1,000년이 걸렸다

  • 13세기: 하류층에도 전족이 전파됨
  • 14~17세기: 전체 여성의 약 50%가 전족
  • 19세기: 서양 선교사와 개화 지식인들의 반대로 전족 반대 운동 시작
  • 1912년: 중화민국 수립 후 전족 공식 금지
  • 1957년: 마지막 전족 사례 공식 기록
  • 1999년: 전족 신발 마지막 생산 공장 폐쇄
  • 2024년 현재: 전 세계에 전족 생존자는 단 1명, 93세 여성 ‘Sun Cho Ngo Chu’

 

전족은 되돌릴 수 있을까?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뼈 구조 자체가 완전히 변형되었기 때문에
감긴 천을 푼다고 해도 제대로 걷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실제로 법적으로 전족이 금지된 후에도,
천을 풀다가 극심한 고통을 느껴 다시 감아버린 여성도 있었습니다.


아름다움'이라는 말로 포장된 억압의 역사

전족은 단순한 미의 기준을 넘어
여성을 억압하고 구속했던 가부장제 사회의 상징이었습니다.

1000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묻습니다.
“아름다움이란 대체 누구를 위한 것인가?”

전족의 역사는 끝났지만,
그 잔혹한 기억은 지금도 우리 사회의 미의 기준을 되돌아보게 만듭니다.